report
출력장비업체들,
텍스타일 시장 공략 확대 왜?
디지털 날염 방식
섬유업체 증가세
실사출력장비업체들이 사인산업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뛰어넘어 섬유산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테크 및 디지아이, 디젠, 마카스시스템 등 국내에서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실사출력장비업체들이 텍스타일 출력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실제로 이 업체들은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와 킨텍스에서 열린 ‘섬유산업대전’과 ‘인쇄산업대전’ 등 전시회에 잇따라 참가해 텍스타일 장비를 홍보했다. 해당업체들이 텍스타일 장비 판매에 본격적으로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국내 섬유산업의 변화와 맞물리고 있다.
섬유산업 원단에 색을 입히고 디자인을 삽입할 때 아날로그 형태의 날염 방식이 많았다.
아날로그 날염은 고객이 의뢰한 디자인 원본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이를 도수별로 분판한 다음 필름을 출력하고 이를 토대로 제판을 만들어 제작한다. 그 다음 잉크를 조색한 다음 원단에 날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스팀과 수세 공정을 거치고 완성품이 제작된다.
하지만 최근 불경기가 겹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진데다 아웃도어 패션이 증가하면서 아날로그 날염보다 생산성이 높은 디지털 날염의 인기가 높아져 텍스타일 출력 장비 구매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날염은 아날로그 날염과는 달리 고객이 의뢰한 원본을 스캔해서 편집한 후 프린트한다. 그 후 샘플을 확인하고 후가공을 하면 완성이다. 아날로그 날염에 비해 제작단계가 약 5단계가 줄어들고 인건비도 감소시킬 수 있어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디지털 날염은 또 아날로그 날염에서 표현하기 어려웠던 디자인을 모두 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아날로그 날염은 도수의 제한이 있지만 디지털 날염은 도수의 제한이 없고 잉크의 레시피가 항상 일정해 안정적인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이 입소문을 타면서 비교적 큰 규모의 섬유업체는 물론 하청을 중심으로 일감을 받는 영세한 업체들도 잇따라 텍스타일 출력장비를 구매하고 있는 것.
따라서 최근 사인업계의 불황의 그늘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사인출력장비업체들로서는 텍스타일 분야가 블루오션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섬유업체 중 디지털 날염에 관심이 많은 회사는 텍스타일 출력장비 10대를 한번에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특히 날염 공장에서 오랫동안 노하우를 쌓고 나름대로 인맥을 확보한 종사자들도 창업 전선으로 나오면서 텍스타일 출력장비를 구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텍스타일 완성품에 대한 품질은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왔다. 손기술이 좋고 색감을 구현해내는 노하우가 뛰어나 해외 시장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 디지털 날염, 소량 다품종 생산에 적합
특히 우리나라 섬유업체들이 해온 아날로그 날염 공정은 대량 생산에 매우 적합해 해외 수출 물량이 많았던 1970~1980년대 말까지 국내 산업을 성장시키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산업의 구조가 바뀌고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량 생산을 하게 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소량 다품종이라는 새로운 트랜드가 등장하게 되면서 대량 생산에 적합한 아날로그 날염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 예로 섬유 강국인 이탈리아도 90년대 후반부터 아날로그 날염에서 디지털 날염으로 급속히 트랜드가 변화됐다. 텍스타일 산업이 디자인 위주로 전환되면서 소량 다품종 생산에 알맞은 디지털 방식이 회사 경영상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각 실사연출기 제조업체와 텍스타일 전문업체들은 독자적으로 또는 공동 투자해 텍스타일 전문 출력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즉 기존 아날로그 날염에 사용되던 잉크를 디지털 날염 잉크로 사용하기 위한 노하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이탈리아는 물론,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으로 퍼져나갔다.
# 직사 방식과 전사 방식
디지털 날염은 크게 직사 방식과 전사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사는 원단에 직접 프린트한 후 증열과 수세를 거치는 방식이고 전사는 전사지에 프린트를 한 후 열전사기로 원단에 이미지를 전이시키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직사 방식은 주로 면과 나일론, 실크 등에 적합하고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등은 전사 방식에 알맞은 소재다.
일반적인 전사 방식은 사인사업에서 이용하고 있는 열전사 현수막 제작과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즉 컴퓨터로 입력해 디자인한 파일을 전사지에 출력한 다음 이 전사지를 텍스타일 원단위에 올려놓고 열프레스기로 눌러서 전사 잉크에 들어있는 염료를 원단에 이전시키는 것이다. 전사지에 출력할 때는 반드시 이미지를 반전시켜야 한다. 전사용지가 아닌 일반 종이를 사용하게 되면 전사 전용용지에 비해 염료 전사율이 떨어져 품질이 저하된다.
태일시스템의 최승원 차장은 “디지털 날염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30% 씩 증가하고 있는데 아웃도어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단이 폴리에스테르다. 따라서 전사 방식의 디지털 날염 출력장비의 필요성도 더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아날로그 날염의 경우엔 잉크 레시피를 관리하고 만드는 조색사를 고용해야 해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있고 사용 도수가 13도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가장 크다.
따라서 변화의 시기에 새롭게 적응하려는 업체들은 텍스타일 출력장비에 대해 관심이 많고 실제 구매로 많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 날염시장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디지털 날염에 대한 괌심이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섬유업계가 타업계에 비해 폐쇄적인 분위기여서 자신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제작방식이 업계 전반에 걸쳐 알려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한 생소한 제작 방식에 대한 거부감 등도 디지털 날염 시장 성장의 느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디지털 날염 시장의 성장이 더뎠던 다른 하나는 비용이다. 직사 방식의 경우 원단을 전처리 가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잉크가 원단에 제대로 흡착되기 위해선 별도의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실크 등 얇은 원단들은 전처리 뿐 아니라 뒷면에 후지를 부착하므로 당연히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전사방식은 직사에 비해 원단 전처리 비용은 필요치 않지만 전사용지에 먼저 프린트 한 후 원단에 프린트 된 전사용지를 대고 열로 눌러 원단에 이미지를 이전시킨다. 따라서 전사방식은 전사용지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 전사용지도 등급이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어 고급용지일수록 금액이 비쌀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 구조도 실제 현장에선 다른 곳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고민될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태일시스템 최환종 차장은 “디지털 날염의 경우 주문이 들어온 양만큼만 제작하면 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고 조색사를 둘 필요가 없어 인건비가 줄고, 디지털 프린터로 제작하기 때문에 잉크 소모량이 적어 아날로그 날염 대비 오히려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간다고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날염이 잉크 소모량이 적다는 뜻은 아날로그 날염일 경우엔 잉크 레시피를 제조할 때 생산해야 할 텍스타일 제작 물량만큼 꼭 맞게 만들 수 없지만 디지털 날염은 미리 잉크 레시피를 만들어 놔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쓸데없이 버러져는 잉크가 없다는 뜻이다.
최 차장은 이어서 “디지털 날염은 텍스타일 출력기와 열프레스만 있으면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규 창업 시장에서 텍스타일 장비가 각광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코스테크 성우진 과장은 “디지털 날염 시장은 긍정적인 분위기다. 특히 직사 방식보다는 전사 방식에 대한 시장 성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스포츠 의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른데다, 단체복 등 유니폼·등산복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패션 원청 업체들도 이젠 디지털 날염에 대한 개념을 알고 있어 날염 하청업체들에게 아날로그 날염 샘플과 디지털 날염 샘플을 동시에 요구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바로 아날로그 날염과 디지털 날염의 채색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성 과장은 또 “아웃도어 시장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섬유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이 시장도 역시 타 시장과 마찬가지로 불황이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결국 생산성과 단가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분위기에선 당연히 디지털 날염이 대안이 될 수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헤드원 이승용 부장은 “최근에 텍스타일 장비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데 열프레스와 함께 패키지로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아날로그 날염 회사에 종사하던 분들이 창업할 땐 거의 대부분이 디지털 날염으로 창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 : 이석민 편집장, 사진 : 본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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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날염 8 장점
1 도수의 제한이 없어 다양한
색상 표현과 디자인이 가능하다.
2 샘플을 신속하게 제작해
원청 회사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3 모든 디자인 작업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정보를 고급화 할 수 있다.
4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
5 제도와 제판 공정이 없어 고정 비용을
절감하고 원가를 줄일 수 있다.
6 폐수 등 공해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7 고객이 주문한 뒤 제작할 수 있어 재고 부담이 없다.
8 시장의 유행에 쉽게 따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