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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업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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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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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업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통권 200호 기념 테마스페셜 Theme Special

 

사인업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200번째다. 시사지, 교양지, 여성지, 전문지 등 종류를 막론하고 월간 잡지가 200호를 낸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햇수로 치면 17년째이며, 이제 5개월 후인 12월호를 기해 본지는 창간 17주년을 맞게 된다. 게다가 본지는 지난 200개월 동안 단 한 번도 결호를 낸 적이 없으며, 2개월치를 통합한 합본호 역시 낸 적이 없다.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므로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10년 하고도 7년이 더 흘렀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지난 1995년 11월 창간호를 발행한 이후 본지는 사인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숨쉬며 하루도 빠짐없이 쉼 없이 달려왔다. 사인업계의 변화속도는 2000년 이후 더욱 빨라져서 본지는 시장의 변화를 전망하고 준비하는데 앞장서기도 했지만 경우에 따라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 200개월 동안 우리 사인산업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고 지금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인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해 시장규모는 17년전과 달리 크게 성장했다. 플렉스사인과 네온사인의 시대에서 실사연출 사인으로, 그리고 LED와 디지털 사이니지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변화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며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본지는 통권 200호를 맞이해 지난 17년간 각 분야별로 변화, 발전해온 내용들을 잊혀진 것들과 새로운 것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제목은 ‘원스어폰어타임(Once upon a Time)’, 한국말로 하자면 ‘그때 그 이야기’쯤이 되겠다. 이와 함께 본지가 게재했던 사진들을 통해 과거의 모습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편, 과거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활기차고 발전적인 내일을 조망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사인업계의 내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좌담회를 개최했다. 제목은 ‘토크 테이블(Talk Table)’, 딱딱한 토론회의 컨셉트를 지양하고 자유롭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나누기 위해 이틀간 마련한 이 자리에서 등장한 생생한 이야기들에 귀를 쫑긋 세워보자.

 

 

[OOH미디어]

 

대형 빌보드에서 교통광고와 디지털 매체로

 

90년대 중반 옥외매체에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바로 전광판이었다.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매체로 전광판 시대를 예고했던 것이다. 지금은 시내 어디서나 손쉽게 전광판을 접할 수 있으나 당시 전광판은 처음 보는 독특한 매체로 많은 주목을 끌었다. 과거 인기 매체였던 옥상 빌보드와 비교했을 때 전광판의 인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기존 옥외광고물에 식상한 소비자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음은 물론 인지도 측면에서 높은 우위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보행 문화에서 차량중심 문화로 변화하기 시작하자 일부 언론사와 광고 제작업체는 사옥이나 도로 인접 건물 옥상에 전광판을 설치해 정보 제공은 물론 광고를 집행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전광판 광고의 붐은 전광판 제조업체에 호조를 불러일으켰고 LED 전광판의 발전을 가져왔다.

IMF 시기인 90년대 후반에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비교적 저렴하면서 동시에 많은 인구에게 메시지를 노출할 수 있는 지하철 광고가 큰 성장세를 보였던 것도 옥외광고의 역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지금은 워낙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해 그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옥외매체 분야에서 최대 이슈를 뽑는다면 월드컵이 빠질 수 없다. 2002년 ‘꿈은 이루어진다’는 슬로건을 현실로 만든 기적적인 해였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십 억 인구를 겨냥한 각 기업체들의 다양한 광고 프로모션이 각축을 벌였던 해이기 때문이다.

버스, 전철 등 차량 래핑광고와 소형 무대설치 등 이벤트가 다양했고 옥외매체 쪽은 그야말로 특수를 맞았다.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맛 본 분야는 바로 전광판 업계로 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에 주전광판과 보조전광판 각 1기씩 풀컬러 LED전광판 총 20기를 새롭게 설치했었고 시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광판을 많이 설치했다.

기업체 본사 벽면에 대형 현수막이 걸리고 대형 광고판이 등장하고 지차제가 나서 대대적인 월드컵 홍보를 벌이고 붉은 축제의 대향연이었던 그 때 워킹비전, 나이키 파크 등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광고기법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90년대 후반 옥외매체라고 하면 버스쉘터, 지하철 차량 내외부 광고, 빌보드, 전광판 등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등장한 중앙버스차로 버스쉘터, 지하철 역사 래핑, 이동형 스쿠터 광고, 환승센터와 같은 매체는 광고주와 일반인들의 이목을 끌고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90년대 후반 옥외매체가 기존 친숙함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우리네 일상 속에 스며들어 왔다면 신규매체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매체로 소비자들의 능동적인 행동을 유발시켰다. 이 밖에도 기존 지하철 와이드컬러지만 이어폰을 꽂고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광고물 등은 광고기법을 달리한 신개념 매체였다.

최근 옥외매체 분야의 가장 큰 변화는 기금조성 광고물의 부침(浮沈), 그리고 교통광고 시장의 성장,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관심 증폭이다. 옥외매체 시장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던 기금조성 광고물은 관련 법 개정, 옥외광고센터의 등장 등으로 인해 몇 년간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들어 입체형 야립광고라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지하철 광고를 중심으로 하는 교통광고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광고기법들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지니는 IT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관심이 뜨겁게 높아진 아이템이다. LCD나 전광판, 그리고 프로젝션과 같은 하드웨어에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고 앞으로도 상당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실사연출]

 

현수막 중심에서 친환경 고해상도로 재편

 

9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잉크젯 실사연출기는 주로 서멀(Thermal) 방식이었다. 서멀 방식은 잉크에 열을 가해 기화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초창기 수성장비들이 채택했다. 물론 지금도 이 방식을 채택한 잉크젯 방식 실사연출기들이 활동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잉크젯 프린트헤드 중에서 서멀 방식이 아니라 피에조(Piezo) 방식을 채택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피에조 방식은 열을 가하는 서멀 방식과 달리 전기압을 이용해 프린트헤드에서 잉크를 분사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도 수성은 물론 솔벤트, UV 등 여러 가지 실사연출기 중 상당수가 피에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이와 달리 잉크젯 방식이 아니라 90년대 중반에서 후반까지 대형 옥외광고물 제작시장에서 에어브러쉬 방식이나 정전방식 실사연출기들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에어브러쉬 방식 은 잉크젯과 달리 잉크를 분무기로 분사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뿜어내 그래픽 이미지나 사진을 표현하는 기술이고, 정전방식은 실사연출기로 전사지를 출력한 후 라미네이팅기를 이용해 실사소재 위에 이미지를 옮기는 기술이다.

90년대 후반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잉크젯 방식 실사연출기는 해상도가 매우 높아지고 옥외 내구성이 뛰어난 솔벤트 잉크를 채택하면서 대형 옥외광고물도 잉크젯 실사연출기로 제작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가적인 경제 난국을 맞았던 IMF 시대에 국내 사인업계는 실사현수막이라는 아이템을 개발해 실사연출을 가장 한국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물론 지금과 비교하면 장비, 잉크, 소재 모두 품질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지만 현수막천을 실사소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IMF 시대 이후 실사현수막 시스템은 크게 발전해 대다수 실사연출 시스템 공급업체가 주력상품으로 마케팅을 전개했고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전체 실사연출기의 용도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사현수막 이외에도 합성지, 백릿필름 등을 사용하는 수성 장비 시장에 90년대 후반부터 다국적 기업들이 가세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더욱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하기 시작한 솔벤트 장비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대부분 일반 그래픽 시장보다는 주로 옥외광고물 제작용 장비로 사용했는데, 무엇보다 기존 제작방법을 간소화할 수 있고 비용절감은 물론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각광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솔벤트 잉크젯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바로 99년부터다. 우선 소형 기종이 상륙했고 연말에는 뷰텍 장비를 도입한 것이다. 이 기종이 국내에 도입되기 전에는 주로 대형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제작한 출력물 2장을 잇는 방법을 사용해 와이드컬러를 제작했으나 이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2000년 이후에는 국내를 비롯 전세계 그래픽 시장에서 실사연출기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에 이른다. 이때부터 국내에도 실사연출기 제조업체가 등장해 전세계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됐고, 그 이후 국내에서 상당수 장비 제조업체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 시기에 엡손 프린트헤드를 사용하는 수성 장비에 솔벤트 잉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기술이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기도 했다. 가장 먼저 이 기술을 개발한 기업은 바로 영국의 라이손 디지털(Lyson Digital)이었는데, 국내에서도 곧바로 이를 채용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등지에서도 최대 출력폭이 3m 이상인 초대형 솔벤트 장비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2002년 월드컵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사인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실사연출 솔루션은 바로 수성장비에 안료잉크를 사용하는 실사현수막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점차 장비 개발업체와 사용자들의 상황변화에 따라 그동안 사용하던 수성, 솔벤트 장비와 완전히 개념이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UV 평판 출력기와 날염시스템이다.

최근에 등장한 다이렉트 날염시스템이 현수막과 깃발 제작업체에 조금씩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텍스타일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과도기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실사연출기에 전사잉크, 분산염료, 반응성염료 등을 사용해 천에 출력하는 것으로 출력하자마자 장비에 부가적으로 장착한 전사기가 잉크를 천에 승화, 전사하는 방식이다. 과거에 전사잉크로 종이에 출력한 후 이를 천 위에 올려놓고 다시 전사기로 후가공했던 방식을 출력하는 단일공정으로 끝낼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보면 된다. 일부 시스템 공급업체들은 이 분야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태세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실사연출 시장에서 큰 화두로 등장했던 UV 장비들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기존 실사연출 시스템에 비해 장비, 잉크 가격이 워낙 높다보니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UV 장비들이 서서히 실사연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몇 안되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들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UV 장비를 도입해 사인 제작은 물론 색다른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초창기 ‘친환경’을 화두로 등장해 최근 국내 실사연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는 ‘UV'에 이어 ’라텍스‘다. 라텍스 장비는 초창기에 주로 ’친환경‘이 화두였으나, 최근에는 중소형 출력시장은 물론 솔벤트 장비가 독식하고 있는 대형 출력시장에서도 ’고해상도‘와 ’출력품질‘을 모토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광원]

 

형광등과 네온에서 LED 독주체재로

 

우리나라 사인업계의 90년대 중후반까지는 그야말로 플렉스 사인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사인을 분류할 때 광원에 따라 크게 형광등을 이용한 플렉스 사인과 네온사인, 그리고 광원을 사용하지 않는 비조명 사인 등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그러던 90년대 후반 플렉스 사인에 변화가 찾아왔다. 일반 형광등이 아닌 색깔이나 깜박임과 같은 움직임이 있는 형광등을 사용했다. 이 당시 ‘형광네온’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이 광원은 형광등에 형광색을 입힌 것이었는데 초기에는 많은 인기를 누렸으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거의 사라졌다.

형광등은 야간 광고효과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문화에 가장 적합한 사인용 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해 지금도 여전히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일부 형광등 제조업체는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일반 조명용 제품과 별도로 사인용 형광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형광등은 작지면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40W에서 3파장 32W 제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재래식 코일 안정기에서 벗어나 전자식 안정기가 등장하면서 스타트 램프 없이 형광등 2개나 4개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고 이는 대기업,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보편적인 사양으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네온은 90년대 중반 이후 획기적인 전환을 시작했다. 15,000V에 이르는 고압을 사용해야 하는 기존 네온사인에서 벗어나 저전압으로도 제어할 수 있는 저전압 네온이 등장했다. 90년대 후반부터 굵은 네온관을 사용하고 휘도를 대폭 높인 콜드캐소드 램프가 나타나면서 네온 시장은 오랜 과도기를 거쳐 전환기를 맞게 된다.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저전압 네온은 당시에 큰 인기를 누렸다. 저전압 네온은 기존 네온과 달리 화려한 디밍 효과를 연출할 수 있어 서울 동대문 상권, 대기업 옥상 빌보드에 적용하면서 행인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콜드캐소드 램프는 대형 채널사인의 광원은 물론 인테리어 등과 같은 실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시거리가 비교적 먼 초대형 빌딩명 채널사인 내부 광원으로 몇 년 전까지 가장 일반적인 사양이 되었다. 기존 네온에 비해 워낙 휘도가 높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 변화였다. 네온은 기술력 발전으로 전력소모량이 예전에 비해 낮아졌고, 타 광원으로 표현이 어려운 색상이나 문자를 자유자재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몇 년 전부터 LED를 채널사인의 광원으로 쓰고자 하는 욕구가 감지되면서 연구 개발과 제품 출시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색상 표출에서도 초창기의 빨강, 녹색에서 블루칩이 포함된 풀컬러로 변화됐다. 2004년에는 백색 모듈까지 등장했으며 광원을 대체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LED는 저전압에 발열량이 적기 때문에 누전이나 화재사고 위험이 적으며, 전력 소모량이 낮아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이다.

2003년부터 사인업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던 LED가 2004년에 들어서면서 점차 그 빛을 발했다. 채널사인용 신규 광원으로 적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견 속에서 하나둘 설치 사례가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소재 사양 결정시 주요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 평면사인에서 벗어나 채널사인을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그 효용 가치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기존 형광등, 백열등, 네온, 할로겐 등 다양한 광원을 활용하고 있는 국내 사인시장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부분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등장한 LED 모듈은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었다.

먼저 LED는 사용 전압이 네온이나 콜드캐소드 램프와 달리 주로 직류 전압을 사용해 감전이나 안전사고 위험도가 낮다. 초창기에는 모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소비전력이 낮아 유지비용이 현저히 적게 든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컨트롤러를 사용해 디밍이나 점멸 연출 효과가 우수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유해 물질이 없는 친환경적 소재라는 점에서 제품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LED 뿐만 아니라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신개념 광원인 EEFL, CCFL 등도 점차 세력을 확장해 사인의 슬림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라이트패널 광원으로서 EEFL과 CCFL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엔 지하철 역사 광고매체들도 이러한 신개념 광원들을 채택하고 있다. P.O.P. 시장에서 가장 큰 축 중 하나인 라이트패널 내부엔 이미 이러한 광원들이 일반화 단계에 올라섰다.

최근 LED의 가장 큰 활용분야인 채널사인 시장은 광원의 직진성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커버용 소재로 광확산 제품들이 대중화하기에 이르렀고 에폭시 수지를 활용한 면발광 채널사인에 이르기까지 입체사인 시장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LED가 사인의 광원으로 대중화한 이후 문제점도 등장했다. 과거 네온사인과 같이 은은하게 퍼지는 분위기를 표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택의 폭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형광등, 네온사인, 백열등, 할로겐램프 등 다양한 광원들을 놓고 검토한 후 자기가 제작하려는 사인에 적합한 것을 선택적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LED 이외에는 검토대상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또 다른 획일화하는 자충수로 작용하고 있다.

 

 

[입체사인]

 

채널사인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입체사인은 대부분 테두리 따내기 문자, 일명 스카시 나 금속을 재단, 절곡해서 제작하는 재래식 채널사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입체사인 분야는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 판류형 사인에서 입체형으로 바뀌는 과도기를 지나 입체사인이 대세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LED와 같은 신개념 광원과 함께 조각기 보급 등이 여기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기업 주도로 시장이 조성되는 우리나라 사인업계에서 조금씩 입체사인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나타나다가 채널사인은 사인시장에서 강자로 나섰다. 소비자들은 이미 입체적 조형미를 무시한 단순 사각 구도에 싫증이 난 상태이며, 시대적 흐름에 맞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사인을 기대하는 눈치다.

불황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사인업계도 예외일 순 없지만, 변화 움직임이 눈에 띈다. 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플렉스 사인 대신 채널사인을 찾는 발주자들이 늘고 있다. 플렉스 사인 일변도인 도시 간판에 지친 사람들의 반응이 감지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사인 제작자는 “디자인이 어눌한 평면사인들로 거리를 도배하다 보니, 도시가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밝기만 한 평면사인이 한계에 왔다는 것이다. 물론 채널사인도 지나치게 많다면, 도시 분위기가 어두워질 것이다. 여러 가지 사인들이 적절한 비율로 도시 경관을 구성해야 분위기도 한층 멋스러워질 것이다”라며 도시 환경에 조화로운 사인 분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널사인 시장 확대는 위와 같은 원인도 있지만 2001년 2월부터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옥외광고물 규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사인 제작자는 “2000년 대 초반에는 관할구청이 적색간판, 불법간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당수 간판을 철거했다. 철거한 간판을 다시 설치하는 과정에서 입체사인을 선택한 점포들이 상당히 늘었다”고 밝힌다. 이는 대형화, 획일화한 판류형 간판에 집중하는 규제를 피하고 싶다는 점포주 심리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실제 중점적인 단속 대상이 된 유흥가와 6차선 이상 도로변 점포들에서는 이같은 방식을 채택한 사인들로 대부분 바뀐 상태다.

입체사인의 확대 움직임을 좀 더 명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 기업체의 변화다. 기업체 수요 증대는 곧 생활 간판으로 영향이 미쳤다. 이에 따라 사인 제작자들은 입체사인 시장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발주자들이 표현에서 한계가 있는 플렉스 사인에서 벗어나길 원하고, 제작자들도 부가가치가 높은 입체사인으로 발주자들을 유도하는 시장 흐름 등 적절한 요소들이 시기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입체사인 확산에 따라 최근 2000년대 초반에 사인시장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장비가 바로 조각기다. 입체사인 제작을 위해 사용하는 판재를 절단하거나 가공하기 위한 용도로 조각기를 도입하는 업체들이 증가했고, 그 중심엔 자재 유통업체들이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마치 90년대 초중반에 자재 유통업체들이 사인 제작업체보다 먼저 커팅기를 도입했던 것과 양상이 비슷하다.

게다가 공공디자인이 화두로 등장한 최근에는 각 지자체들이 광고물 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사인 제작업체들의 가장 큰 수요는 생활간판이나 기업체 간판이 아니라 정비사업 쪽으로 변화했다. 대부분 채널사인을 위주로 시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국내 사인시장 변화 흐름을 주도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신소재 등장이다. 아크릴이 주도하던 1980년대에도 플렉스라는 소재가 등장하면서 시장의 선두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약 30여 년이 흐른 현재 플렉스 사인은 진퇴양난에 빠져버렸다.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사인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천으로 옮겨지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제기되던 항변의 목소리가 전달된 것인가. 몇 해 전부터 판류형 사인을 억제하고, 입체형 사인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입체사인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채널사인이 그 선두에 서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바람은 사인제작과 시공환경을 급변하게 만들었다.

한 사인 제작업체 관계자는 “단가 하락, 환경 위해 요소 등 판류형 사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하면서, 새로운 소재나 형태로 사인을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기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사인업계에는 ‘입체사인이 뜬다’는 가설이 현실로 나타났다. 이에 사인 제작업체 종사자들은 채널사인, 성형사인 등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채널사인 시장 확대가 일반화하고 판류형이 주류인 국내 사인을 전환해야 하는 이유도 비교적 분명하다. 하지만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제작방법이나 소재면에 있어서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그 또한 사인업계 전체 발전을 생각할 때 답답한 일이다. 다행히도 최근 부상한 채널사인은 다양한 사인 디자인, 기술 발전과도 결합하는 측면이 있으며 아울러 새로운 채널사인 소재, 제작 장비 등장과 기술력 성장은 채널사인 선호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현재 국내 ‘사인문화’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채널사인, 플렉스사인, 성형사인, 조각사인 등 다양한 사인들이 거리와 건물을 배경으로 조화를 만들고 자기 자리를 찾을 때 ‘걷고 싶은 거리’를 되찾을 수 있으며, 업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제작/시공]

 

획일화 시대의 성공전략은 바로 ‘다양성’

 

사인 제작과정은 크게 6단계다. 견적, 디자인, 제작, 조립, 시공, 결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간혹 견적과 디자인이 바뀌기는 하지만 보통 견적부터 결재로 이루어진다. 예전에는 한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직접 견적을 내고 디자인해서 시공하고 결재까지 했지만, 대규모 업체가 생기면서 업체 대표는 견적과 결재를 하고, 전문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하며 기사들은 제작, 조립, 시공을 하는 등 전문화가 되고 있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대다수 사인 제작업체들은 이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알루미늄 바를 절단해 프레임을 만들고, 형광등을 조립한 후 화면을 만들고 완성한 사인을 현장으로 가져가 시공까지 끝마쳤다. 물론 시공 분야는 그 당시에도 일부 전문업체들에게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활성화한 상황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프레임 제작, 시공 등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경향이 일반화하기 시작해 2000년 이후엔 대중화 단계에 이르렀다. 한 사인 제작자는 “프레임 만들고 시공할 시간에 다른 일을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 시간에 충분히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 역시 사인제작과 시공환경을 크게 바꿔놓았다. 데이터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고 핸드폰을 위시로 한 IT기기가 발전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속도와 정확성이 매우 향상했다. 한 사인 제작자는 “다른 어떤 것보다 어쩌면 인터넷과 핸드폰이 발달함에 따라 달라진 산업환경이 장비나 신소재 등장보다 더욱 큰 변화일지도 모른다”고 밝힌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도심지를 제외하고는 많은 사인들이 컬러철판에 페인트로 상호를 표기한 사인들이나 아니면 고무 스카시와 아크릴을 이용해 제작한 간판들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였다. 94, 95년경 금융기관과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채택하기 시작한 조명용 플렉스 간판은 국내 사인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거리가 밝아졌으며, 어떤 사인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주게 되어 점포 디자인에서 사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서로 노출도를 높이기 위한 과다한 경쟁까지 발생하곤 했다. 초기에 플렉스 간판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한 대기업에서는 4등용 전자식 안정기를 사용했으나, 검증 부족으로 인해 설치한지 2년만에 모든 안정기를 교체하는 비용으로 10억원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이렇듯 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했지만 변화 바람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안정기는 효율성이 높은 전자식 안정기가 일반화해 형광등 수명을 연장시키고 전기료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자사인은 옥외광고 법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인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여기에 사용하는 자재도 일반 네온과 콜드캐소드 램프에서 이제 LED를 광원으로 활용하는 사인이 대중화하고 있어 더욱 다양한 사인 기획과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

현대의 트렌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다양성’이다. 사인의 성격에 따라 추구하는 목적과 기능이 다르고 지역 환경에 따라 생활문화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복합적인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켜주느냐가 사인의 질을 결정한다.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고 독창적인 차별화만 강조한 사인은 오히려 주변 환경을 어지럽히거나 사람에게 혼란을 주고 더 나아가 환경을 파괴시킬 수도 있다. 지역문화를 이해하고 용도에 따라 사인의 성격을 파악해 별개가 아닌 환경과 하나로 융화할 수 있는 기획이 바로 다양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온라인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만큼 우리 업계도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데이터를 타 업체에 전달하려면 CD나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해서 들고 가거나 배달을 보내야 했다. 그때마다 배달비를 어느 쪽에서 부담하느냐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워낙 초고속 인터넷이 발달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발달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디지털화와 상호작용성이다. 디지털화로 인해 사인은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필요할 때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 이와 같은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개별 소비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서 소비하는 매우 효율적인 소비행위를 하게 된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광고에 대한 기피현상’이다. 소비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 보기 때문에 굳이 광고까지 보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TV는 물론 옥외매체나 일반 간판들도 이러한 현상이 일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미래 사인산업 환경은 광고나 간판 자체에 대해 어떤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못해 위험하기까지 하고, 또 어떤 측면에서는 희망을 갖게도 한다. 따라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지식과 능력이 사인업계에 필요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마찬가지로 ‘사인 디렉터’의 필요성이 제기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사인산업 종사자들은 각종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트렌드 분석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단, 환경과 도구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SF영화에 나오는 간판이나 옥외매체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글 : 김유승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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